XHF「Love and Homicide」 러브라이브/소설2019. 5. 5. 06:13
작가 코멘트
요즘 사람을 죽이는 꿈을 꾸게 되어버린 아야세 에리의 상사병 이야기.에리린.
난 이건 말하지 않는 쪽이 좋겠지 그렇게 생각하더라도 그 본인을 눈앞에 두면 이야기 흐름을 잘 탔을 때나 역으로 이야기가 멈춰버려서 뭔가 다른 화제로 대화를 이어가야 할듯한 분위기가 됐을 때 그걸 그만 입 밖으로 내버리는 나쁜 버릇이 있다.
「그러고 보니,나……요즘,사람을 죽이는 꿈을 자주 꿔」
「어?」
옆에 노조미가 있어주면 에리치,그런 말은 안 하는 쪽이 좋구먼 그렇게 이야기를 끊어줘서 내 부주의한 말이 자리 분위기에 주는 피해를 최소한으로 멈춰줬을지도 모른다.혹은 그 꿈을 해석해야겠구먼~ 그렇게 말하고 스피리츄얼한 방면으로 이야기를 탈선시켜줬을지도 모른다.
연습 전 부실.옆에 의지할 수 있는 친우는 없었다.얼굴 아래,가슴 앞에 의자에 앉아서 머리카락을 내가 마음대로 만지게 하는 호시조라 린이 있었다.
「에리 쨩,살인범이 돼버렸다는 말이야?」
「그래,꿈속에서는 말야」
아아,저질러버렸어…….그렇게 생각한다.사람과 분위기에 맞춰서 자신의 언동을 잘 관리하고 현명히 처신하는 게 서투른 점이 노조미에게 자주 지적받는 나의 나쁜 점.그리고 린은 내가 쏙 꺼내버린 이상한 이야기에 호기심을 품고 달라붙어 온다.
「어떻게 죽여?」
「그건……때에 따라서 다양하지」
「총이라든가 기관총이라든가냐?」
「총은 그다지 없으려나.……칼로 찌르거나 열린 창으로 떨어뜨린다든가」
린 머리카락을 만지던 손이 의식 없이 린 귀 앞 근처까지 내려간다.
「뒤에서 목을 조른다든가」
「이렇게?」
린이 내 손을 붙잡고 자신의 목 앞으로 가져왔다.내 양쪽 손바닥이 린 목 근처에 서로 겹치고 거기 조금 아래 가슴 근처에서 린 손목이 교차한다.
「잠깐,그만해!」
「냐앗」
난 힘껏 린한테서 손을 뗀다.린은 그 기세에 튀듯이 일어서서 내 쪽을 향한다.
「어디까지나 꿈속 이야기야!」
「우와! 에리 쨩이 화났어냐!」
「이봐,린! 머리 안 끝났다구!」
「그치만 에리 쨩,살인자인걸!」
「린~~!!」
그날은 그렇게 끝.조금씩 다른 멤버도 찾아와서 평범하게 연습이 시작되고,여느 때처럼 끝나고,그대로 집에 돌아가고 그 뒤 어쩐지 낮일을 회상해서 조금 궁금해진다.컴퓨터를 기동하고 인터넷 익스플로러를 연다.MSN 검색창에[꿈]이라고 쳐본다.엔터키를 누른다.
심층 심리.……꿈은 이룰 수 없는 욕망의……비뚤어진……형태……현실 소원을……반영한다.문장을 읽으니 자꾸 불안해진다.하지만 이대로는 갈피를 잡을 수 없어서 핵심이 되는 낱말을 추가해서 한 번 더 검색하기로 한다.[꿈 사람을 죽인다],엔터.
「사이코패스」「【경악】전 세계 살인귀의 특징은」「꿈 판단:꿈은 현실의 거울」…….등골이 오싹해진다.그런 생각은 한 적도 없었다.……내가? ……그럴 리 없어,할머니도 인터넷 정보는 무책임해서 신용할 수 없다고 했고…….내일 아침 연습을 위해서도 이런 건 무시하고 빨랑빨랑 자는 쪽이 좋겠지.
하지만 여기까지 와서 되돌릴 수도 없고 난 마지막 검색 낱말을 입력한다.[꿈 사람을 죽인다 친구]….
나오는 페이지는 아까와 그다지 다르지 않았다.불안을 남긴 채 컴퓨터를 끄고 침대에 눕는다.머리속으로 오늘 새로 하는 스텝을 복습한다.또 사람을 죽이는 꿈을 꾸면 큰일이야.지금은 머리속에서 그런 사념을 내쫓아야지.
자기 전 노력이 결실을 보았는지 그날은 특별한 꿈은 꾸지 않았다.차츰 그때 자신은 어째서 그런 일로 고민했는지 이상하게 여기게 됐다.……누구든지 사람에게 말 못 하는 비뚤어진 꿈 정도는 있겠지.그래도 그건 그저 꿈이고 그게 현실에 관계되거나 내 성격과 운명의 무언가를 나타낸다고 생각하면 바보 같다.
그날 오후 내내 하는 조리 실습이 있었다.더러워져도 되는 의상으로 그렇게 지정해서 난 할머니가 꿰매준 앞치마를 집에서 갖고 갔다.옆을 보고 깜짝 놀랐다.노조미가 평소 칸다묘진 무녀 옷을 입었다.
「노조미……?」
「에리치.무녀님은 예전에는 신사 더러운 일이나 물 쓰는 일을 담당하는 숨은 공로자였구먼.그래서 무녀님 옷은 사실은 더러워져도 상관없을 때 입는 작업복인겨」
그랬구나.……또 지식이 하나 늘었어.노조미는 성적이 좋지는 않지만,원래 머리는 좋은 것 같달까.여러 가지로 다양한 지식을 지녀서 난 어쩐지 가르침 받기만 할 뿐.
조리 실습은 1학년과 합동이었다.다른 조는 5명이나 6명이 함께 한 그룹인데 내 조는 린과 둘뿐이었다.
「에리 쨩,잘 부탁해냐」
「응,힘내자」
린은 그렇게 말하고 사발 속에 녹은 쵸콜릿을 넣고 뒤섞는다.그렇다,이번 조리 실습은 쵸콜릿.발렌타인도 가까운 여고니까 모두 떠드는 것도 당연하지.사발은 린에게 맡기고 난 교실 상태를 바라다본다.제일 수다 소리가 시끄러운 한구석에 무대의상을 입은 니코가 있고 빙빙 돌면서 떠든다.
「아앗! 잠깐!」
「에리 쨩?」
「뭘 넣은 거야!」
「우메보시랑 김이야냐」
어째서? 내가 싫어하는 음식인 걸 알고 일부러?
「……그야 에리 쨩이」
에리 쨩이 그다음은 목소리가 작아져서 알아들을 수 없다.난 기회라는 듯이 린을 나무란다.
「완성하면 둘이 함께 먹을 쵸코라고? ……이러면 내가 못 먹잖아!!」
못 먹잖아!! 자신이 그렇게 말했을 때 자신이 한 그 말에 반응해버려서 강한 감정이 심장에서 머리 근처로 올라간다.깨달았을 때는 뒤집힌 사발이 바닥에서 돌면서 빙빙하고 금속 소리를 냈다.린 몸은 쵸코투성이가 됐다.끈적끈적하게 더러워진 린이 눈물을 억누르면서 말한다.
「아니야……아니라구.……린은 이걸……에리 쨩에게 주고 싶었어!」
흠칫한다.……하지만,그럼,어째서 내가 싫어하는 음식을 넣은 거야!
고개 숙인 린을 보고 분노 같지만 그렇지 않은듯한,하여간 뭔가 붉은 감정이 솟아난다.손 안에는 어느샌가 칼이 있다.충동이 몰려와서 난 그걸 눈앞의 작은 몸에 푹 찔렀다.확실한 반응.그리고 린과 눈이 마주치고 그 표정이 눈에 비쳐서 난 자신이 해버린 짓을 강하게 후회한다.
그 뒤 잠에서 깬 나는 자신의 것이 아닌 딱딱한 침대 위에 누워있었다.
심장이 두근두근하고 울린다.
어……뭐야? 어디부터가 꿈이야……?
「정말로 괜찮아?」
「응,검사를 위해서 이틀 입원하지만,특별히 이상은 없대」
「연습 중에 쓰러져서 구급 반송했다구? 얼마나 걱정했는 줄 알아? ……조심하고 일주일 정도 쉬지?」
「그럴 수는 없어……그치만 월말에는 또 한 번 라이브잖아? 나만 쉬면 민폐를 끼쳐버려」
휴대전화 너머에선 참견하는 후배의 커다란 한숨.검사가 끝나고 몸이 자유로워지니 그걸 가늠한 듯이 모두가 전화를 걸어왔다.우미→호노카→노조미→니코→코토리 그렇게 오고 이번엔 마키.그래도 모두 대체로 하는 이야기는 똑같다.
걱정 없어,괜찮아를 되풀이하고 전화를 끊는다.그다음 하나요와도 대체로 비슷하게 대화한다.자,차례대로라면 다음은 린이지만…….아마 뒤에서 연락이 돌아다니겠지,아까까지는 하나가 끝나면 곧바로 다음 멤버한테서 착신이 들어왔는데 린의 연락은 늦었다.
차례가 마지막이라 기다리다 못해 잠들어버렸을까.집에서 핸드폰을 지닌 채 낮잠의 유혹에 져서 침대에 쓰러진 린을 상상하고 킥하고 웃게 되어버린다.……하지만 동시에 린한테서 연락이 없어서 조금 안심해버리는 자신이 있다는 사실도 깨닫는다.
난 린을 어떻게 생각할까.……어렴풋이 상상된다.날 연모해주는 귀여운 후배? ……그렇기도 하고 그 이상이기도 하다.내 꿈에는 린이 자주 나온다.꿈속 린은 날 기쁘게 해주려고 여러 가지 일을 해준다.머리카락을 묶어주거나 추운 날에 들러붙어 와주거나 쵸콜릿을 녹여주거나…….그치만 꿈속 린의 행동에는 어쩐지 조금 악의가 숨어서 꿈속 나는 딱히 깨닫지 않아도 되는데 그 악의를 깨달아버린다.
그리고 마지막에는 강한 감정에 사로잡혀 눈앞의 사람을 죽여버린다.
그저 꿈.고개를 가로저으며 잊어버린다.……그치만 맨 처음에 그런 꿈을 꾼 날 아침엔 역시나 린과 눈을 마주치지 못했다.죄악감이 들었다.그리고 역시나 죄악감과 함께하면 내 은밀한 마음을 끝내 감출 수 없을 것 같았으니까.
갖가지 생각을 하면서 멀리 돌아가서 자신의 병실에 돌아오니 침대 앞에 린이 있었다.
깜짝 놀라서 생각이 전부 멈춰버린다.
「아,에리 쨩」
「린」
「미안해.……가면 안 된다고 들었는데,린,에리 쨩이 걱정되고 에리 쨩을 만나고 싶어서 안절부절못하게 되어서」
멤버에겐 면회는 안 된다고 거짓말했다.모두 함께 문병하러 와서 연습을 빼먹어도 곤란하니까.
「아래쪽 사람에게 물어보니 문병해도 OK라고 해서.……이제 사람이랑 만나도 될 정도로 좋아졌어? 그렇다면 다행이야냐」
미안해.거짓말했어.
「아,미안미안.린이 여기 있으면 방해되겠지」
린은 그렇게 말하고 몸을 비켜서 침대까지 가는 길을 만들어준다.난 팔랑팔랑한 병원 옷을 집고 침대 위에 누워서 우선 환자인 체 해본다.……몇십 초만에 참을 수 없게 되어서 반신을 일으킨다.
「아,안 된다구 에리 쨩.제대로 자야지」
「정말로 괜찮아.의사선생님도 말했어,어디에도 이상은 없다고」
「어디에도 이상이 없다면 그런 식으로 쓰러지지 않았을텐데」
「의사선생님은 심인성이라고 했지」
「마음이 원인이란 말이야?」
「……말은 그렇지만,요컨대 까닭을 잘 모르겠다는 말 같아」
「무섭네」
「그런가」
마음이 원인.……어쩐지 까닭을 알 것 같아.
「에리 쨩.뭔가 괴로운 일이라도 있었어?」
린이 꿰뚫어 보듯이 내 눈을 밑에서 들여다본다.저기 있지.너 때문이야.
「모두 걱정하니까 만약 괴로운 일이 있다면 이야기를 들어줄 거야.오늘도 모두 함께 가위바위보 해서 전화할 차례를 정했는걸.……린만 정말로 와버렸지만」
낯간지러운 마음이 몸 끄트머리에서 머리 근처까지 밑에서 올라온다.린이 얼굴을 가까이 대온다.이번엔 내 손에는 칼이 없으니 린 귀 근처 머리카락을 살짝 어루만지기만 한다.
「아,그래.이거 사 왔어」
린은 그렇게 말하고 종이봉투에서 문병 선물을 꺼낸다.사랑스러운 하늘색과 노란색 꽃.
……그치만 화분에 심겼다.
뭐야 이게.
이것도 또 꿈이야?
난 이런 사소한 일에 화나서 린을 또 죽여버리는 거야?
이상한 감정이 솟아났다.하지만 꿈속에서처럼 분노라든가 슬픔이라든가 그런 부정적이고 강한 감정이 아니라……뭐랄까,긍정적이고 약하지만 확실한 감정이.
귀여워.
사랑스러워.
훅하고 바람이 불기 시작해서 난 린을 바로 정면으로 본다.
「저기 있지,린.문병 꽃은 화분에 심으면 안 되는 거 알았어?[각주:1]」
「아,그래도 있지,에리 쨩.이건 달라냐」
린은 그렇게 말하고 화분 옆면에 쓰인 주의사항 씰을 가리킨다.
「이 화분,옮겨싦을 수 있다구.그러니 뿌리내린다든가 그런 재수 없는 의미는 아니야냐!」
「뭐? 그런 거야」
「그래그래.분명 그렇다구.게다가 화분에 심으면 꽃꽂이랑 다르게 오래가겠지,그래서 퇴원하면 함께 오토노키자카 어딘가에 이 화분을 옮겨심자구! 그러니 확실히 건강해져,에리 쨩」
온몸이 낯간지러워서 견딜 수 없다.
……그런가.꿈속 내가 느꼈던 건 이 감정이었구나.
꿈은 현실을 비뚤어진 형태로 비춘다.
어째서 이런 마음이 살의가 됐을까.
그야 지금 나는 바퀴벌레도 죽일 수 없다.
분명 상대가 바퀴벌레라도 부드럽게 어루만져버린다.
그래도 조금 닮았을지도 모른다.
사랑과 살인은.
꿈속에서 린을 죽인 에리는 현실 세상에선 린을 꽉 껴안고 딱딱한 병원 침대에 함께 쓰러진다.
「그만해냐~!」
린이 웃음과 비명 중간 같은 소리를 지른다.표정은 웃는다.
아마 내 표정도 웃는다.
난 린을 잠깐동안 끌어안은 뒤 해방한다.
이건 현실이니까 바라는 일을 전부 할 수는 없다.……이 정도로 그만둬야지.
이루면 안 되는 소망이 있다.꿈과는 달라서 현실에서는.
그 뒤 린은 돌아가고 난 조금 허전해진 마음과 몸을 주체 못 했다.병실 창살에는 하늘색과 노란색 꽃잎이 나란히 펄렁하고 흔들렸다.
……결국 지금도 사람을 죽이는 꿈은 계속 꾼다.현실 세상에선 이뤄지지 않는 소망이 꿈속에서 계속 날뛰겠지.꿈도 조금씩 익숙해지고 현실 세상에서 그 귀여운 후배와 즐겁게 수다를 떨 때 쑤시는 이 가슴 속 콕콕하는 아픔에도 익숙해졌다.이뤄지지 않는 주제에 가슴을 점거하고 사라져주지 않는 이 사랑을 원망스럽게 여기지는 않는다.
교사 구석에서 두 빛깔 팬지가 지금도 나란히 흔들린다.그것만으로도 충분하다.
그러던 어느 날,자리는 부실에 난 또 린 머리카락을 만지고 린은 나에게 머리카락을 넘기고 우리 이외 멤버는 아직 오지 않았다.
「있잖아,에리 쨩」
「왜?」
「요전에 사람을 죽이는 꿈을 꿨다고 했지」
「……후훗.뭐야? 지금 그 이야기?」
「그 꿈 아직도 꿔?」
「응,가끔 말야」
「에리 쨩이 꿈속에서 죽인 사람이 누구야?」
난 이건 말하지 않는 쪽이 좋겠지 그렇게 생각하더라도 그 본인을 눈앞에 두면 이야기 흐름을 잘 탔을 때나 역으로 이야기가 멈춰버려서 뭔가 다른 화제로 대화를 이어가야 할듯한 분위기가 됐을 때 그걸 그만 입 밖으로 내버리는 나쁜 버릇이 있다.
그리고 나쁜 버릇은 낫지 않고 그대로다.
「그래,린이구나」
「그럼 있지,한 개 더 물어봐도 돼? 에리 쨩 꿈에선 린이 죽을 때 어떤 표정을 지어?」
린이 내 쪽을 돌아보고 밑에서 내 얼굴을 들여다본다.
웃는다.
「린 알고 있다구,아마 꿈속 린은 이런 식으로 기쁘게 웃지? 에리 쨩이 죽일 때」
내 머리는 계속 멈춘 채였다.단지 들여다보는 노란 눈동자를 봐줄 뿐이었다……하지만 조금씩 지금 린 대사가 아무래도 어쩐지 OK를 나타내는 말이라는 점을 어떻게 알게 되고 그러고 보니 다른 멤버가 전원 결탁한 듯이 부자연스럽게 늦게 오는 걸 깨닫고 그대로 온몸을 채운 그 낯간지러운 마음에 몸을 맡겼다.
이게 꿈이라면 난 손에 지닌 칼을 린에게 푹 찔렀을지도 모른다.
그치만 지금은 현실이라 손에는 칼이 없고 대신에 우리는 서로 입술을 썼다.
작가:HFX
오타·오역 지적 환영합니다.
- 뿌리내린다(ねづく)와 앓아눕다(ねつく)가 서로 발음이 유사.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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