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뒤,우리는 역시 3명이 함께 치카 쨩 방에 있었다.학교가 끝나고부터 해 질 녘까지 모래사장에서 춤 연습을 했다.치카 쨩 여관에서 도로를 두고 곧바로 있는 해변은,모래라기보단 흙에 가까운 느낌이라,신발 안이 모래투성이가 돼버리진 않고,그래서 연습하기에 딱 좋았다.
지금은 고정카메라로 촬영한 춤을 컴퓨터로 복습한다.가로로 늘어선 3명 나란히 크지 않은 노트북을 얼굴을 내밀며 들여다본다.치카 쨩을 한가운데에 두고 3명의 얼굴이 다가와서,난 살짝 와타나베 양 표정을 확인한다.오늘도 『출입금지』 선을 넘는 듯한 얼굴을 한다.이 이상은 안 된다며 괴로운 듯하다.뭐가 안 되는지 쭉 생각해왔지만,매번 너무나도 똑같은 반응이라서 답에는 다가서지 못한다.
그런데도,와타나베 양은 치카 쨩에게 너무 다가가지 않도록 의식한다.치카 쨩에게 너무 다가가자 열심히 태연한 표정을 겉꾸민다.그래서 방에 있을 때도,좀 떨어져서 앉는지도 모른다.여자에게 곧잘 있는 친구끼리 끈적끈적한 『장난』을 안 할지도 모른다.
「후우,잠깐 휴식하자」
세 몸이 뿔뿔이 흩어져서,와타나베 양 눈매는 여느 때처럼 시원하고 온화해졌다.치카 쨩은 컴퓨터를 닫고 그 위에 잡지를 펼쳤다.스쿨 아이돌 잡지에는,전국 아이돌을 취재한 기사라든가,인기 아이돌 그라비아라든가,순위라든가,다양한 정보가 가득 찼다.스쿨 아이돌을 하자고 정하고 맨 먼저 산 게 이 잡지 같고,지금은 최신 5월호를 훌훌 바라본다.
「으ー응,역시 멋있네에.미남이랄까?」
「멋있어? 누가?」
세운 팔꿈치로 멍하게 있는 치카 쨩에게 이끌려서 지면에 눈을 향하자,거긴 남자 아이돌 미남 순위코너였다.본디부터 『러브라이브!』는 여자 스쿨 아이돌 한정경기였지만,2년전부터 남자 부문도 설립된 것 같아서,똑같이 전국각지 그룹이 우승을 노리고 힘낸다.는 것 같다.그런 사실을 최근 알았지만,치카 쨩처럼 흥미를 갖진 않았다.
「치카 쨩은 어떤 사람이 취향이야?」
「이 사람! 시즈오카 그룹이야? 예선이라든가에서 만나지 않으려나?」
「흐응.우선은 예선에 나갈 수준이 돼야겠네」
「취미가 서핑이랑 바다낚시.밝고 기운찬 사람이 취향이라고! 나,해당하지 않으려나!? 서핑은 서툴고,낚시는 곧바로 싫증 나버리지만,밝고 기운차지 않아!?」
치카 쨩이 눈을 반짝인다.시즈오카시 『오렌지오렌지』란 3인조 유닛 리더로,겉보기엔 똑똑히 말해서 내가 서투른 유형이지만,아무래도 치카 쨩은 야성적이랄까 숨 막힐 듯 더운 용모인 남자가 좋은 것 같다.난 남녀 불문하고 중성적인 사람이 좋으려나.생각하며 흘끗 시선을 돌리자,와타나베 양은 침대에 앉아서 새우 쿠션을 안은 채 멍하니 있다.
아마,멍하니 있는 『척』을 한다.치카 쨩은 이따금 남자 이야기를 하는데,와타나베 양은 절대로 넘어가지 않고,그럴 때는 반드시 쿠션을 안고 기색을 지운다.
자신 안에서는 『미소녀가 취향』이라 입에 담는 게 망설임이 없었다.막연하지만,연애 따위 어디에서라도 일어난다고 생각했다.다만,피아노만 쳤던 난 남자와 너무나도 인연이 없었다.중학교 시절은 공학이었지만,호의를 품은 남자 따위 없었다.3학년 때,2번 정도 고백 같은 걸 받았지만,어쨌든 전혀 모르는 사람이어서 남자친구로 하자고 1밀리도 생각 안 해서,『미안해』라고 그곳에서 머리를 숙이고 거절했다.
그래서,고등학교 2학년인 지금이 될 때까지 의심하지 않았다.그런 어이없을 정도로 무지한 나와,조용히 침대에 앉은 와타나베 양,쌍방에 들리는 밝고 기운찬 목소리로,치카 쨩은 이렇게 단언했다.그래.치카 쨩은 의견을 애매하게 하지 않아.O or X.할게 or 하지 않아.좋아 or 좋아하지 않아.구원받은 사람도 많지만,상처 입은 사람도 적지 않을 터다.
「그건,미소녀는 정말 좋아하지만,그거랑 연애랑은 다르잖아?」
「어째서?」
「어째서?냐니,그게 말야,난 여자인걸!」
그늘 없이 곧은 말을 들었을 때,난 태어나서 처음으로 가슴에 따끔한 아픔을 느꼈다.실처럼 가는 바늘로 갈비뼈 틈으로 마음을 찔린 듯이 아팠다.하지만,그 이상으로 와타나베 양이 걱정돼서,시야를 옆으로 넓게 해서 와타나베 양 표정 변화를 뒤쫓았다.뒤쫓지 않을 수 없었다.
와타나베 양은 여전히 침대에서 새우 쿠션을 안았다.하지만,그 시선은 멍하니 떠돌지 않았다.그렇기는 커녕 눈에 비친 세상을 『텅 빈 것』으로 하는 듯이 느꼈다.표정에 무언가가 떠오르는 듯한 걸 열중해서 퍼내듯이 느껴졌다.현실에서 도망가는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와타나베 양을 그렇게까지 동요시킨 것의 정체까지는 파악되지 않았다.그런데도,소리조차 내지 않고 호흡하는 와타나베 양이,그 뒤쪽에서 필사적으로 두꺼운 비눗방울을 부풀리는 느낌이 들어서,난 입을 막고 목소리를 잃었다.
………
그날 돌아올 때,치카 쨩과 바이바이하고 나서,난 길모퉁이를 도는 곳에서 발을 멈췄다.여느 때라면,난 그대로 근처에 있는 집에 돌아가고,와타나베 양은 누마즈역 방향으로 30분 정도 버스를 타고 간다.그래서,치카 쨩 집을 나와서 단둘이 이야기한 적은 없었다.물론,그건 3인조로 활동해가는 동료로선 좋지 않은 태도지만,와타나베 양도 나도 분명 서로를 너무 의식했다.
난 치카 쨩 집 담에 달라붙었다.마치 탐정처럼 버스정류장의 와타나베 양을 바라봤다.와타나베 양은 석양에 오렌지로 반짝이는 바다를 배경으로 버스를 기다렸다.학교 가방을 어깨부터 들고 아련히 『토치만』 별채를 바라봤다.스마트폰을 꺼내지도 않고,그저 아련히 서 있다.아까까지 거기에 있었는데,이제 돌아갈 수 없는 용궁 성을 바라보는 우라시마 타로 같았다.
그런데도 난 단언했다.와타나베 양은 내일 아침,반 친구 누구보다도 빨리 일어날 거라고.그리고 내가 일어나는 시간보다도 빨리 버스에 타서,치카 쨩 방을 방문할 거라고.똑같은 비눗방울에 들어갈 수 없어도,제일 가까이에서 치카 쨩을 바라보기 위해서,『토치만』 현관을 뚫을 거라고.
깨달으니 호흡을 잊었다.버스가 다가와서 와타나베 양을 데려갔다.종종걸음으로 해안도로를 건너서,아까 와타나베 양이 했듯이 버스정류장 옆에 서봤다.역사 있는 『토치만』은 오렌지색 궁전 같았다.치카 쨩은 그 안에 사는 『공주님』이고,그리고 분명,아직 못 본 『왕자님』을 찾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