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정적인 사건이 일어난 건,『러브라이브!』를 위한 지구예선이 끝난 직후였다.사건 전조는 있었다.우리가 9명이 돼서 처음으로 라이브를 한 누마즈 불꽃놀이 때,시즈오카시에서 원정 라이브로 온 남자 그룹 『오렌지오렌지』 멤버와 교류할 기회가 있었다.난 전혀 흥미가 없었지만,치카 쨩은 이것이 기회라고 기뻐서 신바람 나서 저쪽 리더와 ID를 교환했다.
「스캔들 무서워어.스캔들 되면 아웃이려나아?」
「스캔들 기자님,이런 수수한 곳 노리지 않으니까」
「시즈신(시즈오카신문)와버리려나아」
「그것보다 현대는 트위터 쪽이 위험할 거야.조심하자」
그날부터 1개월 조금 돼서,치카 쨩은 그 사람에게 자신이 고백해서 OK를 받았다.우치우라에선 물론,누마즈에서도 어지간한 유명인이라서,치카 쨩은 전철을 타고 시즈오카까지 2회나 만나러 간 것 같다.연애 쪽이 즐거워서 아이돌 그만해!란 말을 꺼내지 않을까 해서 간담이 서늘했지만,조금 전부터 『스캔들』만 걱정하니,일단 마지막까지 완수할 의사는 있는 것 같아.
「서로 시즈오카 대표는 정해졌고,이번엔 중부대표를 노리자고 약속했으니까! 이제 말야,내일부터 척척 연습할 거야! 누가 뭐래도 토쿄에 가니까,요우 쨩과 리코 쨩도 협력해줘!」
오히려 치카 쨩에게 그와 공통점은 아이돌 활동 정도여서인지,점점 『러브라이브!』를 목표로 정열이 높아지는 듯했다.『반짝이고 싶어!』란 처음 목표는 어딘가에 놔두고 온 것 같았다.그런 치카 쨩의 행복한 연애 이야기를,나와 와타나베 양은 맨 먼저 듣는다.아니야.우리 두 사람만 특별히 공유해준다.『무조건 비밀』인 상대엔,가족과 반 친구와 마을 사람은 물론,『Aqours』 1학년과 3학년도 포함됐으니까.
「시즈오카 대표그룹 리더끼리 열애라든가 위험하네.100만RT되버리겠네」
「100만은 아니지만,러브라이브! 끝날 때까지 안 만나는 쪽이 무난할지도 모르겠네」
「리코 쨩,그건 무리인걸.그게 뇌 안이 팝핑 파티인걸!」
「뭔가 영문 모르겠지만 큰일인 듯하네」
치카 쨩은 여름 햇빛으로 밝아진 머리를 안고 난처해 했다.그런데도 얼굴은 계속 웃었다.정말 단 귤을 먹을 때처럼 완전히 녹았다.데뷔곡을 만들 때,『연애를 모르니까 아이돌을 향한 마음을 사랑 노래에 담자』고 한 게 먼 예전인 듯했다.치카 쨩이 지금,사랑 노래 가사를 만든다면,매우 듣기 힘들고 부끄러운 걸 완성해버릴 듯했다.
그런 치카 쨩이 재미있어서,난 생각한 것보다 냉정히 축복할 수 있었지만,여느 때처럼 침대에 앉은 와타나베 양에게 의식을 한 순간도 끊기는 일은 없었다.와타나베 양은 새우 쿠션을 안고 쭉 가만히 있었다.어딘가 먼 산을 보면서,손가락을 꼬며,짧은 대사로 『잘됐네』라 할 뿐이었다.여느 때처럼 비눗방울을 부풀려서 틀어박힐 기운도 없는 듯했다.
「그래서,오늘은 그 보고였어요!」
금요일 방과 후에,시간은 5시 정도였다.이제부터 치카 쨩은 용돈 목적으로 여관 상차림을 거든다고 이야기했다.심부름으로 모은 용돈으로 또 시즈오카에 간다고 힘이 넘쳤다.빨리 크리스마스 안 오려나아라든가,이상할 정도로 장래 이야기를 해서,난 놀리면서 치카 쨩 자택을 뒤로했다.와타나베 양도 여느 때처럼 『실례했어요』라고 인사했지만,여느 때랑 다르게 작은 목소리여서 치카 쨩 언니에겐 닿지 않고,거실에서 졸린 듯한 『시이타케』만이 반응했다.
………
밖은 비가 내렸다.일기예보에선 강수확률 20%였다.그건 나에게 『내리지 않아』란 의미여서,치카 쨩 집 처마 밑에서 원망스러운 듯이 내내 섰다.그래도 뭐,내 집은 치카 쨩 집 바로 뒤에 있어서,종종걸음으로 돌아가면 거의 젖지 않을 듯했다.흘끗 와타나베 양 쪽을 봤다.와타나베 양은 학교 가방에서 청색 접는 우산을 꺼냈다.
「와타나베 양,항상 접이식을 갖고 있어?」
「그렇지도 않아.오늘은 내릴 것 같아서」
와타나베 양은 나직이 힘없이 대답하며 접는 우산을 펼쳤다.그다음에 무표정인 채 『쓸래?』라고 나에게 내밀어왔다.완전히 의미를 몰라서 눈썹을 찌푸렸다.내 집은 바로 거기였는데,와타나베 양은 지붕 없는 버스정류장에서 30분에 1개밖에 안 오는 버스를 기다려야 하는데.
「와타나베 양이 젖어버리잖아?」
「바보니까 감기 따위 안 걸리고,내가 젖어서 감기에 걸려도 아무도 곤란하지 않아」
반사적으로 팔을 눌러서 참았다.때리고 싶을 정도로 애탔고,끌어안고 싶을 정도로 애달팠다.간신히 『내가 곤란해』라 되돌려보내자,와타나베 양은 편 우산을 자신의 머리에 덮어 가리고 멋대로 걷기 시작했다.비눗방울이 우산과 같이 와타나베 양 몸을 덮어가는 듯했다.난 뒤쫓아가서 우산 안에 들어가서,적어도 버스가 올때까지 함께 있고 싶었지만,달리기 시작했을 때 깜짝 놀라며 단념했다.
두 사람이 되면,와타나베 양은 또 미소를 지어야만 한다는 걸 깨달았다.그리고 물론,와타나베 양이 혼자 울고 싶어 하는 정도,두개골이 삐걱거리고 비명을 지를 정도라고 이해했다.난 잠깐 처마 밑에 섰다.거긴 담 덕분에 버스정류장에선 안 보이는 위치였다.그런데도,버스를 기다리며 와타나베 양이 우는 걸 알았다.그러나,그 우는 얼굴까지는 상상 못 했다.
잠시 후에 『토치만』 부지를 나왔다.와타나베 양은 벌써,없었다.내리퍼붓는 비 맞은편엔 낮은 방파제와 회색 바다만이 있었다.달려서 돌아가는 걸 그만두고,굵은 빗줄기로 아픔을 씻어버리기로 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