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띵동
"누구지?"
소리를 듣고 나온 요시코가 인터폰화면을 확인하자 거기엔 Aqours 활동 이후 오랜만에 보는 다이아와 그 뒤를 쫓아온 치카가 있었다.
"오랜만이에요."
변명은 안 통할 것이라 직감한 요시코는 순순히 두 사람을 들여보낸다.
"누구 왔어?"
뒤이어 따라온 루비는 다이아와 눈이 맞은 순간 표정이 굳으며 그 상태로 침묵했다.
"커피라도 마실래? 아,다이아는 녹차로 줄까?"
"네,녹차로 주세요."
어색한 분위기를 바꿔보기 위해 요시코가 한 마디 던지지만,여전히 두 사람 사이엔 침묵만이 흐른다.
"그때는 제가 말이 심했어요.이제 집에 돌아오세요."
다이아가 먼저 말을 꺼냈지만,루비는 여전히 침묵으로 일관한다.
"그리고 기획사와 계약하면 저한테도 말을…"
요시코는 다이아가 어떻게 그 사실을 알았는지 의아했으나 금방 다이아를 뒤쫓아온 귤 바보 짓이란 걸 알아챘다.
"언니는 여전히 변하지 않았네."
"네?"
드디어 입을 연 루비의 한 마디에 다이아를 비롯한 모두가 놀란다.
"언니 눈엔 아직도 내가 혼자선 아무것도 못 하는 모자란 애로 보이지?"
"제 말은 그게 아니라…"
이렇게 차갑고 날카롭게 말하는 루비는 치카와 요시코는 물론이고 가족인 다이아도 처음 보는 모습이라 당황해 어쩔 줄 몰랐다.
"나도 어릴 땐 그게 편했어.굳이 내가 노력 안 해도 언니가 척척 알아서 해줬으니까."
처음 듣는 루비의 고백에 다이아는 잠자코 듣기만 했다.
"그런데 커갈수록 점점 사람들이 날 단지 언니 동생으로만 여기는 걸 깨닫게 되더라."
점점 눈시울이 붉어지는 다이아에게 아랑곳하지 않고 루비는 말을 이어간다.
"그래서 이번만큼은 언니 도움 없이 나 혼자 힘으로 해보고 싶었어.언니도 언제까지나 내 뒤치다꺼리만 할 순 없잖아?"
소리 없이 우는 다이아를 지켜보며 치카와 요시코는 그 딱딱한 다이아도 동생 앞에선 어쩔 수 없이 약한 사람이란 걸 새삼스레 느낀다.
"전혀 변하지 않은 건 제 쪽이었네요."
눈물을 닦으며 다이아는 자신의 자랑스러운 동생을 껴안는다.
"꼭 해내리라 믿어요."
"누구 동생인데 당연하지."
"요시코,혹시 우는 거야?"
"바보야,눈에 먼지가 들어간 것뿐이야."
"거짓말도 서툴다니까."
훈훈한 자매애를 보며 요시코는 자칭 타천사답지 않게 눈물을 보이고 말았다.
"부러우면 내가 요시코 언니 해줄까?"
"치카는 내 언니가 아니라 동생이겠지."
"뭐! 그래도 내가 연상이라구!"
"자기가 연상답지 않은 건 아는구나."
"시끄러워!"
그렇게 잠시동안의 자매싸움도 막을 내리고 쿠로사와 자매는 다이아가 다시 상경할 때까지 최대한 많은 시간을 보내자며 싱글벙글한 표정으로 돌아갔다.
"아,그래서 돈 빌려줄 거지 언니?"
"언니 도움 없이 혼자 힘으로 해낸다고 한 게 누구였죠?"
"계약은 나 혼자 해냈지만,취미생활은 다른 문제라구!"
"전 루비가 혼자 힘으로 뭐든 해낼 수 있을 거라 믿어요."
"너무해!"
너무 밀렸지만 마무리는 짓고 싶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