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일났네….벌써 세뱃돈이 다 떨어졌어…."
새해가 된 지 얼마나 됐다고 벌써 올해 목표 아껴 쓰기가 물거품이 돼버렸다.
당장 다음 주만 해도 러브라이브 5주년 기념상품이 쏟아져 나올 텐데 이래서야 정말 군것질도 제대로 못 할 판이다.
"역시 언니한테 빌려야 하나…."
"부르셨나요?"
"삐깃!"
"왜 그렇게 놀라시나요?"
"아니,호랑이도 제 말 하면 온다 싶어서."
"그래서 저한테 무슨 볼일이죠?"
사실 언니한테 말해도 들어줄 가능성은 요시코가 이벤트 당첨되는 것만큼 희박했지만,상황이 상황이니만큼 루비는 최대한 애교스럽게 말하며 부탁하기로 했다.
"어…언니!"
"왜 갑자기 안 하던 애교를 부리시나요? 또 무슨 사고 치셨나요?"
"아…아니야! 그게 아니고…저기…."
"뜸 들이지 말고 말하세요."
"혹시…돈 좀 빌려줄 수 있어?"
"당연히 안 돼요."
"에이 그러지 말고."
"저번에 분명히 저한테 말했죠? 올해는 계획적으로 아껴 쓰겠다고."
"이번만! 다음부턴 진짜 계획적으로 쓸 테니까!"
"정말 변한 게 하나도 없네요.매년 그렇게 이번만 이번만 그러고 결국 한 번도 지킨 적 없잖아요."
"그…그건…."
"제가 없는 동안 조금은 달라졌겠거니 했는데 여전히 아무 변함 없네요."
"……"
"기대한 제가 바보였어요."
"언니가 뭘 아는데!"
"루…루비?"
"언니는 평소에 내가 어떻게 지내는지 전혀 모르잖아!"
"갑자기 왜 화내는 건가요?"
"이제 언니랑 말 안 해!"
"루비! 옷은 두껍게 입고 가세요!"
자신을 걱정하는 언니 말을 뒤로한 채 소녀는 멀리 사라져갔다.
"그렇게 됐으니 한동안 신세 질게."
"뭘 당연하다는 듯이 말하는 거야."
"요시코 공인 리틀 데몬 4호인데 그 정도는 괜찮잖아?"
"너 은근히 아주 뻔뻔해졌구나."
"잘 부탁해!"
"허락 안 했거든!"
혼자만의 느긋한 시간을 보내던 자칭 불행을 부르는 미소녀 츠시마 요시코는 그렇게 불청객을 맞아들이면서도 친구와의 숙박회란 리얼충스런 이벤트에 내심 기대하는 눈치였다.
"요시코 혼자야?"
"부모님은 신년이라고 오랜만에 둘만의 여행을 가셨어."
"그럼 요시코 동생 생기는 거 아니야?"
"무슨 소리야 그게?"
자신을 타천사라 칭하면서도 이렇게 순수한 친구를 보니 갑자기 죄책감이 드는 루비였다.
"근데 보통 이럴 땐 즈라마루 집 가는 거 아니었어?"
"절은 신년에 손님이 많아서 바쁘거든.게다가 너무 많이 가서 언니도 금방 알아챌걸."
"어차피 멤버 집이라면 즈라마루 집 아니라도 금방 찾을걸."
"상관없어.언니가 먼저 사과할 때까진 절대 안 돌아갈 거니까."
"너희 자매는 안 싸울 줄 알았는데 의외네."
생각해보면 다이아가 빠른년생이라 사실상 연년생이나 다름없으니 자주 싸우는 게 신기한 건 아닐지도 모른다.
"내 라이브 맨 앞줄 표를 자기 표랑 바꾸자고 했을 때 다음으로 용서 못 해."
"그건 진짜 악마인데."
요시코는 속으로 다이아야말로 현세에 강림한 루시퍼가 아닐까 의심했다.
"게임이라도 할래?"
"할래! 할래!"
KO!
"핫하! 50연승 달성!"
"요시코는 정말 접대게임이란 걸 모르는구나."
"자기 실력을 숨기고 봐주는 게 오히려 상대를 깔보는 거라구."
"하나마루가 왜 저번에 다시는 요시코랑 게임 안 한다고 했는지 알 것 같아."
"즈라마루는 게임을 이해하려는 자세가 글러 먹은 거야!"
'실력 차가 이렇게 나면 누구라도 흥미를 잃지.'
"배고픈데."
"햄버그 먹을래?"
"직접 만드는 거야?"
"냉동인 게 당연하잖아?"
둘 다 바로 같은 그룹 어떤 사람이 떠올라서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웃어버린다.
그 사람이 알면 아마 바로 응징당하겠지.
오랜만에 쓰는 글이라 퀄 똥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