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하게 생각하자 치카 쨩에게 「요ー 쨩이랑 리코 쨩도 이리와!」라고 들어서,뛰기 시작했다.리코 쨩도 나보다 조금 타이밍이 늦었지만,걷기 시작했다.
「카난 쨩,마리 쨩,좋은 아침요소로!」
「요우 쨩이랑…그리고 리코 쨩도 좋은 아침」
「샤이니!」
「마리,오늘은 흐려서…」
왠지 기시감을 느끼는 대사네에…
버스 안에서 리코 쨩에게 들은 말을 생각해낸다.
「마리 언니……음,카난 언니도 좋은 아침이에요」
「Oh,왠지 딱딱하네요〜」
「그,그런…여느 때처럼이에요…」
「응응,리코 쨩은 여느 때처럼 사랑스러워」
선뜻 부끄러운 대사를 말하며 웃는 카난 쨩.리코 쨩은 「그렇지 않아요…」라 말하며 아까보다도 얼굴이 붉어졌다.
싫은 예감이 가슴을 웅성거린다
기분탓이야,카난 쨩이 부끄러운 말을 하니까 리코 쨩은 쑥스러울 뿐…
몇 번이나 마음속으로 중얼거리며 자신을 타이른다.
「그럼,우리는 이제 갈 테니까」
「Bye!」
「또 방과 후에 만나자〜!」
떠나가는 카난 쨩이랑 마리 쨩에게 대답한 건 치카 쨩뿐이었다.
난 갖가지 생각을 해서지만,리코 쨩은…
다시 한번,리코를 보자 여전히 볼을 붉히고 카난 쨩 등을 바라봤다.
그 순간,또 가슴이 웅성거렸다
교실에선 여느 때처럼 리코 쨩으로 돌아가서,얼굴을 붉히는 일은 없었다.
여느 때처럼인 리코에게 안심할 때일 텐데,너무 여느 때처럼이라 역으로 내 가슴을 떨떠름하게 할 뿐이었다.
어째서,카난 쨩을 그런 얼굴로 봤어?
어째서,카난 쨩이 있을 때는 여느 때 리코 쨩이 아닌 거야?
그런 의문이 수업 중까지 따라 다녀와서,제대로 집중도 못 하고 몇 번이나 선생님께 혼났다.
그 탓에 리코 쨩과 다른 반친구…그리고,치카 쨩까지 나에게 「요우 쨩,몸 상태 나빠?」라고 질문해왔다.
몸 어디도 나쁘지 않아.구태여 말하자면 마음이 아파…
그래도,그런 말을 치카 쨩과 리코 쨩네에게 할 수도 없어서 「그러려나…」라고 쓴웃음을 돌려줬다.
점심시간이 되자 모두가 보건실에 가기를 권해서,선생님께 호출을 받은 치카 쨩을 대신해 리코 쨩이 부축해서 와줬다.
걱정해준 모두에겐 미안하지만,좋은 기회라고 생각했다.
리코 쨩에게 진실을 듣자…
보건실에 도착하자 선생님은 예상대로 없었다.
예상대로란 건,보건실 선생님은 점심시간이 되면 교무실로 돌아가 버리는 걸 난 알았으니까
「선생님,없네.불러올까?」
「아니야,괜찮아.침대에 누우면…」
그렇게 말하며,이불 안에 들어간다.드러눕자 리코 쨩이 이불을 덮어줘서 「고마워」라며 웃어 보였다.
곁에 있던 의자를 끌어당기며,옆에 앉는 리코 쨩.우울한 얼굴,아니,걱정하는 표정이었다.
걱정 끼쳐버려서 미안해,그래도…몸 상태는 나쁘지 않아
「요우 쨩,몸 상태가 나쁘다면…」
「저기 말야,리코 쨩」
「뭐야?」
「하나만 물어도 돼?」
「……내가 대답할 수 있는 거라면」
「리코 쨩은,카난 쨩을 좋아해?」
물은 직후,격하게 후회했다.
리코 쨩의 호박색 눈동자가 커져서,동요로 흔들려서
분명히 「그래요」라는 듯해서
병은 마음에서,란 말이 있지만…아까까지 없었던 구역질이 나를 덮쳤다.입을 막는 태도를 보이자,당황한 모습으로 통을 가져와 준 리코 쨩.
좋아하는 사람 앞에서 보기 흉한 모습 따위 보이고 싶지 않았지만,견디지 못했다.
가슴에 모인 떨떠름함이 입으로 내뱉어왔다.
그런 나에게 리코 쨩은 싫은 기색 하나 없이,등을 문질러 준다.하지만,역으로 그 다정함이 지금 나에겐 기분 나빴다.
토할 게 없어져서,통에서 얼굴을 떼자 리코 쨩은 수건을 건네줬다.입을 막으며 「미안…」이라며 작고 분명하지 못한 목소리로 중얼거린다.
「괜찮은데,요우 쨩은 괜찮아? 역시,선생님을…」
「기다려……그 전에 아까 질문,대답해줘…」
「……내가 카난 언니를 좋아하는지 아닌지?」
「응…」
정해진 듯하지만,아직 리코 입에서 대답을 듣지 않았다.
리코 쨩 표정을 보니 역시 급소를 지적된 듯했다.
빨리 대답해서,날 편하게 해줘…
좀 더 리코 쨩을 좋아하게 되기 전에 내 사랑을 끝내줘
리코가 입을 연 것과 동시에 나는 수건을 입에 바짝 댔다.또 갑작스러운 구역질이 덮쳐와도 괜찮다.
「……그렇네,좋아해.아마 요우 쨩이 생각하는…친구가 아닌 좋아한다는 의미로…」
이번엔 구역질 따위 덮쳐오지 않았다.
단지 전신의 힘이 빠져서,눈시울이 뜨거워진다.
아아,위험해…….울 것 같아…
리코 쨩 앞에선 울고 싶지 않아
이제 보기 흉한 모습을 보이고 싶지 않아
마지막 남은 힘을 최대한으로 쥐어짜서 난 리코에게 중얼거렸다.
「응원해…」
스스로도 무슨 말을 하는지 몰랐다.
나가…같은 말을 하면 되는데,어째서 응원한다니….난 절실히 선인인체하는 게 좋은 것 같다.
눈물을 볼 수 없도록 눈에 팔을 억누른다.
리코 쨩은 어떤 얼굴을 하려나…
「고마워….그런데,그 전에 몸 상태를 좋게 해야지」
커튼이 열리고,닫히는 소리가 들린다.그 뒤에 문이 열리고,닫히는 소리가 났다.
즉,선생님이 올 때까진 보건실에 나 혼자란 말로…
이제 안 참아도 돼
그렇게 생각하자 자신 안의 무언가가 무너진 듯이 눈물이 흘러 넘쳐왔다.몇 번 닦아도,멈추지 않고.오열 섞인 목소리까지 방에 울린다.
괴로워……고통스러워,리코 쨩
정말 좋아하는데,이제 전할 수 없어.
정했는데,언젠가 자신에게 자신감이 붙어서 리코 쨩을 행복하게 할 수 있다고 확신이 생기면 고백하자고.
『리코 쨩을 정말 좋아해요』
본인이 없어져도,그 대사만은 입에 내지 못 했다
어느새인가 잠든 듯 깨어나자 익숙한 천장이 시야에 들어왔다.
왠지,눈이 아파…
제대로 돌아가지 않는 머리로 생각해본다.
그래,그런가…나,실연해서…울었어
이 상태로 교실 따위 돌아가지 않아.그래도,기분도 나쁘지 않은데 보건실에 눌러앉을 수도 없다.그런 마음이 될 정도로 『우등생』이 몸에 찌든 자신이 밉살스러웠다.
보건실에서 나올 때,선생님께 「괴로우면,여기에 있어도 돼?」라 들었지만,고개를 내저었다.
인사하고 문을 닫는다.창밖에 펼쳐진 하늘은 아침보다도 어두침침하게 흐려서,마치 자신의 마음을 나타내는 것처럼도 느껴진다.
우선,얼굴만 씻고…그다음에 교실로 돌아간다.
오늘은 안경을 갖고 온 게 정답이었다.끼면 다소지만,눈이 붉어진 걸 감출 터다.
화장실에서 얼굴을 씻고,거울에 비친 자신의 얼굴에 놀랐다.
그건,선생님도 걱정할 터다…
거울에 비친 나는 도저히 『학원의 왕자님』이라 불리는 사람이 할만한 얼굴이 아니었다.
자신도 눈을 피하고 싶을 정도로,비참한 얼굴이었다.
그런가,실연이란 이렇게 사람을 바꿔버려…
그걸 실감했을 때,가슴에 품은 건 리코 쨩은 실연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
보통이라면,자신을 이렇게 너덜너덜하게 만든 사람을 원망해야 할지도 모르지만,무리다.
그게,좋아하니까
위선자라 생각할지도 모르지만 「좋아하는 사람은 행복하게 됐으면 해」라고 진심으로 생각하니까
리코 쨩이 보건실에서 나갈 때 「응원해」라고 해버린 이유도 아마 그거다.
크게 한숨을 내뿜은 순간,오늘 수업 종료를 고하는 종이 울려 퍼진다.
항상 듣는 소리가 오늘 나의 사랑 종료를 고하는 종으로도 들려서,쓸쓸해졌다
황급히 교실로 돌아오며 HR이 시작하기 전에,허둥지둥 자리에 앉는다.옆자리에 앉은 치카 쨩한테선 「괜찮아?」라고 진심으로 걱정하는 목소리가 들리고,리코 쨩한테선 「오늘은 빨리 돌아가서 쉬어」라고 부드러운 목소리가 들려왔다.실례인 줄 알면서도 얼굴을 들 수 없어서,엎드려서 「고마워」라고 돌려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