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로불사, 수천 년 동안 수많은 사람이 이걸 얻기 위해 애를 써왔지만 아무도 얻지 못한 것.
어릴 적 책에서 이걸 봤을 때 이걸 얻기 위해선 어떤 짓이라도 하리라고 다짐했다.
그것을 소원 하나로 이룰 수 있게 된 것이다.
내 앞에 있는 녀석은 잠시 멈칫하더니 이내 호탕하게 웃었다.
"하하하, 너 참 마음에 든다. 좋아, 그 소원 이뤄주지."
"정말?"
"단, 그만큼 큰 걸 바란다면 대가를 치러야겠지."
"상관없어."
"내가 지금 원하는 건 죽은 너 자신을 제외한 가장 소중한 사람의 목숨이다."
망치로 머리를 맞은 기분이었다. 이런 악마 같은 녀석. 역시 이런 소원을 비는데 공짜로 줄 리가 없지.
그래도 겁먹지 말자. 악마도 계약사기만 잘하면 얼마든지 호구로 만들 수 있다.
"내 가장 소중한 사람은 아버ㅈ……."
"날 너무 얕봤군."
틀렸다, 이미 들켜버렸다.
"네 어머니 목숨은 받아가겠다."
"취소취소!"
"그 소원을 빌었을 때부터 이런 것까지 예상했어야지."
형체만 보일 뿐 상세한 부분은 보이지 않았지만, 녀석의 씩 웃는 얼굴이 이 상황을 되돌릴 방법은 없단 걸 말하고 있었다.
저 멀리 끌려가는 엄마가 보였다. 안 돼, 이대로 놔둘 순 없다는 생각으로 그쪽으로 심장이 벌렁거리도록 뛰어갔지만 아무
소용 없이 그렇게 엄마는 사라졌다.
"소원 성립이다. 넌 네가 그토록 바라던 불로불사를 손에 넣었다. 이제부턴 네 자유다. 아, 그리고 나이는 20대 초반으로 맞춰놨다."
그렇게 말하는 녀석도 점점 멀어졌고, 시야가 흐릿해졌다. 눈을 뜨고 보니 나는 알 수 없는 곳에 쓰러져 있었다.
이것이 내 2번째 인생의 시작이었다.
지적 환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