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스트라이브가 정해졌을 때,난 베란다에서 치카 쨩과 이야기했다.나의 이사 온 집은 치카 쨩 자택 바로 뒤에 있어서,우리 방은 손이 닿아버릴 정도로 가까웠다.그래서,목욕 마치고라든가 자기 조금 전에,『이야기하자』라 권유해서 베란다에 나온 적이 곧잘 있었다.토쿄에 있을 때를 생각하면 큰 변화였다.일주일에 몇 번이나 레슨에서 만나는데도 이름밖에 모르는 애가 많았으니까.
「리코 쨩 곡 말야,벌써 100번 정도 들어버렸어! 왠지 이제,빨리 부르고 싶어서 어쩔 수 없어! 작곡하는 사람이 없으면 시작 못 한다고,학생회장이 말한 대로네!」
「너무 들었어.빨리 가사랑 춤도 완성해야겠네」
「그래그래! 요우 쨩 의상도 된 것 같고!」
4월 끝은 밤바람도 대단히 따뜻하고,달빛도 온화해서,우리는 길 때는 1시간 정도 재잘거렸다.치카 쨩은 토쿄 이야기를 듣고 싶어 했지만,토쿄 시절 난 대부분 밖에서 놀지 않았고,피아노로 슬럼프에 빠진 기억 쪽이 강해서,별로 많은 이야기를 해주지 못했다.그래서 이것저것 말하고,치카 쨩이 자신과 우치우라 마을 이야기를 하는 시간이 많아졌다.
근데,오늘 밤은 듣고 싶은 게 있어서,드물게 내 쪽에서 질문했다.
「저기 말야,치카 쨩」
「왜?」
「와타나베 양은 어떤 사람?」
「요우 쨩!?」
치카 쨩 목소리가 올라가서 오선지를 삐져나왔다.좋아하는 거겠지.최고의 친구겠지.이름이 나왔을 뿐인데 기운이 넘칠 정도로 소중한 사람이라니,지금 나에겐 한 명도 없다.
「요우 쨩은 말야,굉장해! 굉장한 사람이야!」
「굉장하다니?」
「지금은 안 하지만,하이 다이빙으로 일본 대표 전형까지 갔으니까!」
「흐응.어째서 지금은 안 해?」
거기까지 깊이 들어갔을 때,치카 쨩은 모호해짐을 통과하고,『으ー응』이라고 완전히 멈춰버린다.『하이 다이빙』도 『일본 대표』도 얼른 이해가 안 됐지만,그 정도 열중한 걸 『그만둔』 이유를,친구면서 치카 쨩이 듣지 못한 것만은 똑똑히 알았다.
머리 땋기를 푼 머리를 흔들며,치카 쨩은 자신의 일처럼 열변을 토했다.자랑스런 친구란 건 이해했다.허나,만약 와타나베 양처럼 『굉장한 사람』이 가까이 있다면,나도 치카 쨩처럼 됐을지도 모른다.『평범』한 것에 열등감을 품을지도 모른다.
아니야,그렇지 않아.그렇지 않다.난 처음부터 와타나베 양 쪽 사람이었다.치카 쨩이 말한 『특별성인』이었다.고등학교에 들어갈 때까지 『사쿠라우치・리코』는 모두의 동경은 아닌,하물며 친구 따위가 아닌,이해는 커녕 접촉조차 꺼려지는 듯한 외계인이었다.
차이가 있다면,와타나베 양에겐 치카 쨩이 있고,나에겐 아무도 없었단 것.그 차이는 적잖이 질투를 낳을 터인데,불가사의할 정도로,와타나베 양을 부러워하지는 않았다.
「와타나베 양은 어떤 성격이야? 그다지 이야기한 적 없어서」
「요우 쨩은 말야,굉장히 다정한 인기인이야! 아이돌도 함께 해줬고!」
그건 안다.누마즈 역 앞에서 라이브 전단을 돌렸을 때도,와타나베 양은 혼자 내 몇 배나 전단을 나눠줬고,모두 함께 사진을 찍어서 고조됐다.일본 대표에 다가갔던 여자아이니까 고장에선 유명인일지도 모른다.그러니까,밝게 싱글벙글 행동할지도 모른다.
하지만,내가 알고 싶은 건 그런 게 아냐.바로 요전,와타나베 양이 혼자만 비눗방울에 틀어박혀 나오지 않는 듯이 보인 이유를 알고 싶어.그게 착각인지 진실인지를 알고 싶어.마음에 걸리는 부분이 있으면 걱정돼서 어쩔 수 없는 천성이니까,치카 쨩에겐 말 안 하지만 요즘은 와타나베 양만 생각해버린다.그런데도 와타나베 양 진짜 성격 같은 걸 상상할 수 없어서 한숨만 쉬어버린다.
「실은 치카 쨩,와타나베 양을 그다지 몰라?」
「뭐ー엇!? 그런 거 아니야! 10년 이상 함께야!?」
달빛 아래에서,치카 쨩은 좀 화난 모습으로 볼을 부풀렸다.지금 질문은 요점을 찔렀지만 경솔했다.역시 그 이상은 발을 들여놓지 않고,꽤 으스스 추워져서 슬슬 자기로 했다.『잘자』라고 인사를 주고받고 등을 돌리려 했을 때,치카 쨩이 망설이며 말을 걸어왔다.
「저기 말야,리코 쨩」
「왜?」
「이유를 잘 말 못 하지만,『와타나베 양』이라 부르는 거,그만했으면 해」
「응,알았어.미안해」
치카 쨩 눈이 진지해서,즉시 끄덕였다.치카 쨩은 안심하고 눈을 가늘게 했다.자신이 누구보다도 소중히 하는 사람을,이제부터 힘을 합쳐갈 동료가 언제까지나 『양』 붙여서 부르는 건 기분 나쁠 것이다.그런 『감촉』을 말하는 걸,치카 쨩은 매우 서툴러 한다.그리고,치카 쨩의 감각이 좀처럼 말로 변하지 않는 걸,어째선지 와타나베 양은 바라는 느낌이 든다.
「요우 쨩」
샷시 창과 커튼을 닫으며 중얼거렸다.모험과는 다른 의미로 말할 수 없을 것 같았다.아무것도 모르는 채로 이름으로 부르면,와타나베 양을 인기인 자리에 추대하는 불특정 다수 중 1명이 돼버릴 것 같았다.와타나베 양은 누구보다도 자연스런 미소로 내 이름을 불러줄 것이다.그러나,그건 현재 내가 바라는 대응과는 동떨어졌다.그런 주제에,와타나베 양의 어떤 대응을 바라는지는 자신도 몰랐다.